여전히 유효한
20세기의 예술성

전시의 제목 <사물의 시차>는 다양한 시공간적 배경을 가진 디자인 오브제가 한자리에 모인다는 의미로 붙여졌어요.

출품작은 모두 다른 나라에서, 모두 다른 시대를 산 작가들의 독창적인 철학을 담아 만들어졌어요. 소량을 수제작하는 장인 정신의 시대를 지나 대량 기계 생산을 위한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가구까지, 작품의 흐름을 통해 시대상에 맞추어 변모해 온 디자인에 관한 필요가 가구를 통해 드러나요.

각 시대의 지표가 되는 작품들을 통해 사물의 유용성과 실용성, 그 속의 인간성이 균형을 맞추어 온 방식을 살펴보세요. 시차가 있을지라도, 담은 이야기는 다를지라도 모든 작품 속에 여전히 살아 있는 디자인의 본질이 말을 걸어올 거예요.
 

친밀한 사물의 재발견

전시는 우리 일상과 가장 가까이 닿아 있는 사물인 '가구'를 통해 디자인사를 조명하고 있어요. 일어나는 순간부터 다시 자리에 누울 때까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물인 가구의 형태를 샅샅이 살펴보는 동안 일상 속의 사물에 관한 이해도 함께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관람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 앉은 의자가 새로운 의미로 와 닿는 경험이 될 거예요.
 

한자리에서 만나는 모던 디자인의 거장들

<사물의 시차> 展은 근대 건축의 3대 거장 르 코르뷔지에, 프랑스의 대표 실용주의 디자인의 선구자 장 프루베를 비롯해 찰스 & 레이 임스와 한스 웨그너, 필리프 스탁과 론 아라드 등 동시대를 풍미한 산업 디자이너 등 근현대 디자인사에 유의미한 족적을 남긴 작가들을 대거 소개하고 있어요.

이 디자이너들은 모두 디자인과 기능성을 결합하고, 창의적인 재료를 사용한 작품을 만들어내며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서도 굵직한 업적을 남긴 작가들이에요. 현대 디자인의 초석을 놓은 작가들과의 만남이 새로운 영감에 대한 기대를 불어넣는 전시로 지금 초대해요.
 

열린 예술을 담는 그릇, 이함캠퍼스

2022년 7월 양평에 문을 연 이함캠퍼스는 '써 이(以), 상자 함(函)', 곧 어떤 형태의 예술도 담아낼 수 있는 빈 상자로서 다양한 형태의 문화적 시도와 예술에의 접촉에 기꺼이 열린 태도를 지향하는 공간이에요. 방문하는 이들이 예술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경험한 예술을 양분으로 문화적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토대이자 배움터이기도 해요.

남한강을 따라 만 평 가량의 부지, 그 위에 군더더기 없는 형태의 노출 콘크리트 기법을 활용해 건립한 미술관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이에요. 미술관 전체를 감싸 안은 메타세콰이어는 복잡한 일상을 잠시 차단하고 예술적 정취에 빠져들 수 있는 울타리가 되어 주어요.

마음이 동하는 날, 건축의 획을 따라 이함캠퍼스에서의 예술 산책을 만끽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