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ed by Jeremy
영화는 단지 스크린 위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떤 공간에서, 어떤 방식으로 마주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이 되죠. 영화의 수도 로스앤젤레스에서, 최첨단 멀티플렉스의 편안함 대신 시간의 흔적이 깃든 '클래식 시네마'를 찾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할리우드의 상징: TCL 차이니즈 시어터
1927년부터 할리우드 대로의 가장 중요한 자리를 지켜온 TCL 차이니즈 시어터(TCL Chinese Theatre)는 그 자체로 살아있는 할리우드의 역사입니다. 수많은 블록버스터 영화의 월드 프리미어가 열렸던 이곳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바로 극장 앞마당에 새겨진 스타들의 손자국과 발자국이죠.
마릴린 먼로부터 톰 크루즈까지, 전설적인 배우들의 흔적을 직접 찾아보는 것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할리우드의 영광과 함께하는 경험입니다. 이곳에서 영화 한 편을 관람하는 것은, 가장 상징적인 방식으로 할리우드를 즐기는 방법입니다.
최초의 프리미어: 이집션 시어터
할리우드 역사상 최초의 영화 시사회(프리미어)가 열렸던 장소가 바로 1922년에 문을 연 이집션 시어터(Egyptian Theatre)입니다. 이름처럼 고대 이집트 신전 양식으로 지어진 이 독특한 극장은, 최근 넷플릭스에 의해 완벽하게 복원되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고전 영화 상영은 물론, 감독과의 대화 등 특별한 이벤트가 자주 열리는 이곳은, 과거와 현재의 할리우드가 만나는 가장 중요한 문화적 교차점입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아지트: 뉴 비벌리 시네마
만약 당신이 진정한 시네필이라면, 뉴 비벌리 시네마(New Beverly Cinema)는 이번 LA 여행의 성지가 될 것입니다. 이곳은 영화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가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극장으로, 그의 개인 소장 35mm 필름 컬렉션만을 상영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디지털 상영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필름 특유의 질감과 영사기 소리가 주는 아날로그적 경험은 영화에 대한 순수한 애정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타란티노가 직접 큐레이팅한 두 편의 영화를 연달아 상영하는 '더블 피처'는, 이곳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프로그램입니다.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 비스타 시어터
이집션 시어터와 마찬가지로, 이집트 테마로 꾸며진 비스타 시어터(Vista Theatre)는 1923년에 문을 연, 단 하나의 스크린을 가진 유서 깊은 극장입니다. 화려한 멀티플렉스와는 다른, 아늑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경험은 매우 특별하죠.
이곳 역시 쿠엔틴 타란티노가 인수한 후 재개관하여, 신작 영화를 70mm 필름으로 상영하는 등 특별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LA의 클래식 시네마를 방문하는 것은, 단순히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을 넘어섭니다.
그것은 스크린 너머의 역사와, 영화를 향한 도시의 애정을 직접 경험하는 가장 특별한 방법입니다.
보는 것만으론 부족하니까
세상의 모든 경험, 와그!